국가유산청은 조선 후기 불화인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를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하고, 「대방광불화엄경소 권118」, 「삼봉선생집 권7」, 「동국이상국전집 권1822, 3141」 등 고문헌 3건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각각 지정했다고 밝혔다.
■ 조선 후기 괘불도, 30년 만에 새 국보 지정
국보로 지정된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는 조선 인조 5년(1627)에 제작된 길이 약 14m에 달하는 대형 불화로, 미륵보살을 주존으로 하는 보살형 입상 형식의 괘불이다. 장엄신 괘불 양식의 시초로 평가되며, 균형 잡힌 자세와 화려한 색채 대비, 섬세한 표현 기법 등에서 뛰어난 예술성과 종교적 상징성을 지닌 작품이다.
화기를 통해 법경, 혜윤, 인학, 희상 등 당대 유명 화승들의 이름과 제작 연대가 명확히 확인되며, 기존 국보 괘불도 중에서도 가장 앞선 시기의 작품으로, 충청 지역의 미륵 신앙과 그 유행 양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다.
이번 지정은 1997년 이후 약 30년 만의 국보 괘불 지정으로, 우리나라 괘불도 양식의 확립과 발전 과정에 결정적 영향을 준 작품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문화사적 의미를 가진다.
■ 고려·조선 고문헌 3건, 보물로 지정
보물로 지정된 「대방광불화엄경소 권118」은 고려시대 대각국사 의천이 송나라로부터 들여온 불경을 기반으로 11세기 후반 판각된 『대방광불화엄경소』 120권 중 일부다. 1602년 조선 선조 연간의 전래 기록이 남아 있고, 현재 남아 있는 동일 판본 중 국내 유일본으로, 한·중·일 불교 교류의 실체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다.
「삼봉선생집 권7」은 정도전의 중간본 문집으로, 초기 간행 과정과 전래 내력을 보여주는 정진과 정문형의 발문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 사료적 가치가 크다. 조선 개국 공신이자 사상가로서 정도전의 정치·철학 사상을 엿볼 수 있는 희소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동국이상국전집 권1822, 3141」은 고려 중기 문인 이규보의 문집 일부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판본이자 국내 최대 수량의 인출본이다. 13세기 분사대장도감에서 왕명을 받아 간행된 역사적 사실과 함께, 고려시대 유교 문집으로서의 희귀성과 서지학적 가치가 높아 보물로 지정되었다.
■ 국가유산청, 적극행정으로 체계적 보존 추진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국보 및 보물 지정은 한국 불화와 고문헌의 예술성과 사료 가치를 국내외에 알릴 수 있는 계기”라며, “지방자치단체 및 소유자와 협력하여 이들 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과 활용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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