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연합 특별전·아동학대 방지…발로 뛴 ‘현장공감 예산’

정부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기증품을 전시하고, 체계적으로 관리·연구하기 위해 58억원의 예산을 신규 배정했다.

또 일명 ‘정인이 사건’으로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아동 학대 범죄에 대응하고, 피해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예산도 내년에는 300억원 증액됐다

기재부는 31일 이같은 내용의 ‘현장 공감 예산 20선(選)’을 발표했다.

현장공감 예산은 국가 예산 편성 기간 중 예산실 간부·직원들이 수요가 있는 현장에 직접 나가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듣고 이를 반영한 사업을 모은 것으로, 별도 선별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현장공감 예산 20선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이건희 컬렉션’ 관련 사업이다. 정부는 이 회장 유족이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품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국민의 문화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총 58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 회장 유족의 기증품 1만 1023건은 국립중앙박물관(9797건), 국립현대미술관(1226건)에 분산 보관돼 있다. 이 중 국보 제216호인 인왕제색도 등 국가지정문화재만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에 달한다. 정부는 이 기증품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이와 관련한 조사·연구를 진행하는 데 33억 원의 예산을 쓰기로 했다.

아울러 국민이 이건희 컬렉션을 향유할 수 있도록 전시를 기획하는 데 25억 원을 투입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립현대미술관, 지방 공공 미술관과 연계해 이 회장이 분산 기증한 작품을 모은 ‘연합 특별전’을 연다. 현대미술관은 현재 진행 중인 전시에 이어 내년에도 서울관에서 2차례, 청주관에서 1차례 특별 전시를 열 계획이다.

▲대구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웰컴 홈: 향연 饗宴’ 전시회에서 유영국의 작품 ‘산(1970's)’을 감상하고 있는 모습.

아동 학대 범죄에 대응하고, 피해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예산도 늘어났다. 예산실 직원들이 학대피해아동쉼터를 찾아 실태를 파악하고, 취약아동 보호 간담회 등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덕분이다.

법무부 소관 범죄피해자보호기금과 복권기금으로 각각 지원하던 예산을 보건복지부 일반회계로 이관했다. 예산도 올해 727억원에서 300억원 늘어난 1024억원을 편성했다.

소록도 한센인 치료·생활 환경 개선을 위해 병원에 법적 의무시설 설치 및 한센인 치료에 필요한 노후 의료장비 교체 등 투자를 위해 지난해보다 17억원이 늘어난 65억원을 투입한다.

이로써, 소록도병원 기능보강 및 한센인 생활 환경 개선을 통해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을 지원한다.

자립의지가 높은 청소년 한부모 1000명을 대상으로 ‘자립지원 패키지 프로그램’을 지원(+13억원)하고, 한부모가족 자녀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 대상 선정 때 근로·사업소득 공제(+264억원)를 도입한다.

피부색이 달라도 우리의 아이들이다. 37억원을 신규로 투입해 다문화가족 자녀에게 연령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최근 다문화가족 자녀의 연령대가 높아짐에 따라 주요 지원 내용이 육아에서 취학 전·후, 학령기 자녀의 성장 지원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

39억 1000만원을 새로 책정해 노후 옥내급수관 개선비용 지원으로 조속히 노후관을 개량해 안전한 수돗물 공급 및 국민 건강을 보호한다.

교육의 희망 사다리 복원을 위한 ‘학습특별지원 바우처’를 지원한다. 101억원을 신규 투입해 교육급여 수급 대상자에게 학습교재 구매, EBS 유료콘텐츠 등 교육비로 사용가능한 바우처 10만원을 신규로 지급해 기초생활보장 목적의 교육급여 단가 인상(+21.1%)과 함께, 현금지급 방식의 한계를 바우처로 보완한다.

8억원을 투입해 영유아검진 결과 정밀검사가 필요하다고 권고된 저소득층(건강보험 하위 50% 이하)에게 발달장애 정밀검사·진료비를 지원해 영유아 장애 조기 발견(골든 타임) 및 치료 사업으로 연계를 통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한다.

보호종료 아동의 홀로서기도 지원한다. 916억원을 투입해 보호종료아동 자립수당 지급기간 확대 및 아동발달지원계좌 매칭비율 상향조정해 보호종료 아동에게 월 30만원 지급하는 자립수당 지급기간을 현 보호종료 3년 이내에서 5년 이내로 확대하고 17개 시도에 자립지원 전담기관을 신설하고 자립지원 전담요원(총 120명)을 배치한다.

초경 연령이 점차 빨리지는 추세를 감안해 만 9세부터 생리용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지원 연령을 조정하고 또래보다 초경이 빠른 만 9세~10세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에게 생리용품을 지원해 심리적 불안감 및 경제적 부담 해소하기 위해 81억원을 투입한다.

113억원을 들여 유기동물 중성화 수술 지원 및 보호여건 개선을 통한 동물보호·복지를 실현하고 읍면단위 마당개·길고양이 중성화 지원을 확대하며, 구조·보호 및 관리 환경 개선과 유기동물 입양문화 활성화를 위한 지원도 늘린다.

문화뉴딜의 허브, ‘아트컬처랩’을 조성한다. 160억원을 투입해 예술특화 원스톱 종합지원 플랫폼을 구축해 예술분야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 창·제작, 교류·교육, 시연·유통, 창업 등 예술산업 활동 전반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이 밖에도 중증 장애아 가족의 돌봄 부담을 책임지고, 발달장애학생들의 걱정 없고 안전한 통학을 지원한다. 대전현충원의 화병을 교체해 유공자와 유족의 예우를 강화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또, 신속·안전한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음압구급차를 보강하고 AI 기반 재난대응, 정부 어벤져스 출동 사업과 동네 배움터에서 어르신들도 쉽게 배우는 키오스크 교육, 소상공인이 비대면·온라인으로 쉽고 빠른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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