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정책금융기관장들이 코로나19 위기대응과 함께 질서있는 정상화, 미래 준비를 위해 4가지 과제를 추진키로 했다.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는 취약계층 지원과 더불어 가계부채가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총량·질·증가 속도를 엄격히 관리해 나갈 계획임을 재차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2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정책금융기관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위기대응과 함께, 질서있는 정상화와 미래 준비를 적시성 있게 추진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취약부문 지원, 금융안정, 시장기능 복원, 금융발전과 경제성장 등 4가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고 위원장은 코로나19의 완전한 극복과 우리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방역·실물·금융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금융정책을 통한 지원과 관리가 필요한 부문과 정상적인 시장원리가 재작동 되어야 할 부문으로 나눠 정책방향을 단계적으로 전환·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이 제시한 4가지 세분화된 정책과제를 살펴보면 먼저, 중소기업·소상공인 등 회복속도가 더딘 취약부문은 코로나19 완전 극복 때까지 충분한 정책자금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
또한, 금융안정을 위해 완화적 거시정책 아래 누적된 가계부채, 자산가격 거품 등 금융불균형(Financial Imbalance)을 사전에 엄격하게 관리하고, 시장기능 복원을 위해 코로나19 비상조치 중 시장원리가 작동가능하고 시장심리가 안정된 부분은 점진적으로 정상화한다.
더불어, 금융안정 바탕 아래 자금중개기능을 강화해 뉴딜·혁신·탄소중립 등 미래 신산업 자금공급을 확대하고,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산업환경에 기존 산업이 적응할 수 있도록 사업재편 및 선제적 구조조정을 지원한다.
고 위원장은 이어, 금융정책 추진과정에서 정책금융기관들이 버팀목과 마중물 역할을 충실히 해줄 것을 당부했다.
금융시장간, 경제부문간 회복수준 차이를 세밀히 살펴 취약계층을 한층 두텁게 지원하는 ‘버팀목(Buffer)’ 역할을 수행하고, 산업부문 정책금융의 패러다임을 긴급(Emergency) 지원에서 회복(Recovery) 지원으로 전환해 ‘경제활력 제고와 경제성장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아울러, 코로나19 위기대응과 질서있는 정상화는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 ‘지원정책의 효과성 분석’, ‘미래 전망’ 등에 기초한 정교한 설계과정이 필요한 만큼, 정책금융기관과 전문가 등이 함께 참여해 소통·논의하는 기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코로나19 위기 대응, 질서있는 정상화 과정에서 정책금융이 담당해야 할 역할에 대해 다각적인 논의가 있었다.
먼저, 만기연장·상환유예 및 정책서민금융 확대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고 위원장은 질서있는 정상화의 첫번째 정책과제로 만기연장·상환유예 신청기한을 6개월 연장하면서 잠재부실, 상환부담 가중 우려에 대한 보완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에 자산관리공사 사장과 서민금융진흥원장(신복위원장 겸임)은 질서있는 정상화의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는 점에 적극 공감하고 중소법인 부실채권 인수와 채무조정 지원 확대를 통해 잠재적 부실우려 부분을 빠르게 지원하기 위해 구체적인 일정·계획을 조속히 마련하기로 했다.
산업은행 회장, 기업은행장, 신용보증기금 이사장도 이전에 발표된 유동성 4조원이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기존 프로그램을 최대한 집행하면서, 한도소진 즉시 신규프로그램이 집행되도록 준비해 정상화 과정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아울러, 소상공인·중소기업이 지원프로그램을 알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일선 현장의 안내·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고 위원장은 햇살론 등 정책 서민금융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 공급해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안전판’ 기능을 두텁게 보강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이에 코로나19 금융정책의 정상화 과정에서 취약부문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다양한 서민금융 프로그램을 개선·보완해 나가기로 했다.
고 위원장은 이러한 취약계층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을 발판으로, 가계부채가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총량·질·증가속도를 엄격히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주택금융공사는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지원과 가계부채 관리간의 조화로운 목표달성을 위해 정책모기지 재원배분과 주택금융 차원의 지원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기로 했고, 예금보험공사도 가계부채 관리정책이 반영될 수 있도록 차등보험료율제도를 정비하는 등 금융안정에 일조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와 함께 고 위원장은 뉴딜, 혁신성장, 탄소중립 등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우리 경제와 금융산업의 미래 먹거리인 만큼, 신산업·고생산성 분야에 자금을 공급해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정책금융이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는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출발점으로, 탄소중립기본법 통과에 이어 다음 달 중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및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 등이 결정될 예정이라면서 도전적인 목표설정이 예상되므로 정책금융기관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적인 시기라고 강조했다.
산업·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수출입은행 기관장들은 정책금융의 핵심목표 중 하나가 미래 유망산업을 발굴·지원하는 것인 만큼 글로벌 환경규제 변화, 산업별 녹색기술 개발 등을 모니터링하며 다양한 녹색특화 금융 프로그램(상품)을 적극적으로 새로 발굴·도입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고 위원장은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 4차 발굴을 추진해 자금지원 수요가 있는 미래 유망기업에 충분한 정책자금을 공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관계부처와 함께 기존에 선정된 600개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성과분석과 맞춤형 컨설팅을 실시하고, 혁신기업의 현장 애로사항 조사를 통해 향후 보완방안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 간담회에서는 미래 신산업에 대한 성장자금 공급뿐 아니라, 그동안 우리경제의 원동력이 되어 온 기존 산업 지원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고 위원장은 기업들이 ESG 등 경제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친환경·스마트화 등 ‘사업재편’에 필요한 자금을 정책금융이 적극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이러한 관점에서 정부는 지난 9일 ‘K-조선 재도약 전략’을 발표했고, 금융위도 지난 15일 정책금융기관 및 전문가와 함께 중소 조선사 경영여건, 기존 금융지원 프로그램 등을 점검하기 위한 실무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 조선업 호황(6년래 최대 발주량)에도 불구, 대형-중소사간 경영여건 개선속도가 양극화되고 중소 조선사의 금융여건이 녹록치 않은 만큼 정책금융기관이 조선업의 재도약을 적극 지원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부분 중소형 조선사 구조조정이 마무리됐고 수주여건도 개선세에 있는 만큼, 정책금융기관을 중심으로 RG 발급 등 금융지원도 보다 적극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수출입은행장, 산업은행 회장, 기업은행장 등은 실무회의에서 논의된 다양한 지원방안을 적극 검토해 RG 특례보증 한도확대, 중소 조선사의 사업재편 지원,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유동성 지원 등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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