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자 법정 안가고 영상으로 증언...16세 미만 대상 시범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자의 공판 과정 중 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앞으로 법정 대신 해바라기센터에서도 증인신문을 할 수 있게 된다.

여성가족부와 법원행정처는 오는 11일부터 해바라기센터 8곳에서 ‘영상증인신문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6일 밝혔다.


▲ 영상증인신문 사례

이번 시범사업은 지난해 12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 제30조 제6항에 대한 위헌 결정으로 대안 입법을 마련할 때까지 아동·청소년 피해자의 법정 출석이 증가할 수 있는 데 따른 후속조치다.

영상증인신문은 ‘성폭력처벌법’ 제40조, ‘형사소송법’ 제165조의2에 따라 운영 중인 제도로, 법정에 출석해 증언하는 것이 어려운 아동·청소년 피해자, 아동학대 피해자 등을 배려해 비디오 등 중계장치를 통한 증언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번 시범사업이 실시되면 앞으로 16세 미만 아동·청소년 피해자 중 영상증인신문 희망자는 법정에 나가지 않고 법정, 피고인 등으로부터 분리·독립돼 있는 해바라기센터에서 비디오 등 중계장치를 활용해 증언할 수 있게 된다.

아동·청소년 피해자는 해바라기센터에서 증인신문에 참여함으로써 법정에 나가는 부담감을 줄이고 안정적인 상태에서 증언할 수 있게 되며, 피고인 측은 피해자 진술에 대한 반대신문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

▲ 영상증인신문 방식

한편 여가부와 법원행정처는 시범사업의 원활한 운영과 피해자의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현행법상 제도 관련 내용 등을 담아 ‘영상재판 시범사업 안내서’를 마련해 법원과 시범사업기관에 배포할 계획이다.

안내서에는 증인지원·영상재판지원 업무의 처리절차, 증인신문 전후 단계에서의 피해자 상담 및 심리치료 지원, 신뢰관계인·진술조력인의 활용 등의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한 달간 영상증인신문 시범사업을 실시한 후 지역별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 및 영상증인신문 신청 현황, 신문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을 분석하고 안내서 등을 최종 보완해 다음 달 중 전국 해바라기센터에서 영상증인신문이 가능하도록 한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아동·청소년 피해자의 법정출석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입법을 조속히 마련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해 나가는 한편, 아동·청소년 피해자들이 상처를 딛고 조기에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피해자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은 “법원 내 화상증언실 이용, 이동이 어려운 피해자에 대한 찾아가는 영상법정 실시 등의 방안도 활용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성범죄사건에서 피고인의 정당한 방어권을 보장하는 가운데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하는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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