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26일 한국에 입국하는 아프가니스탄인들에 대해 장기체류와 취업이 자유로운 체류자격(F-2)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 1층 밀레니엄홀에서 아프간 특별입국자 관련 브리핑을 열고 “대한민국을 도운 아프간 친구들을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며 “정부는 수차례의 토론과 고민을 거듭한 끝에 특별입국을 수용하는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에 입국한 아프간인 378명은 아프간 현지에서 한국인들을 도운 협력자와 그 가족들이다.
박 장관은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아프간 현지에서 활동했던 선진국들도 이미 함께 일한 조력자들을 피신시켰다. 우리도 국제사회에서 위상에 맞는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어렵지만 결단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때 우리도 전쟁으로 피난하던 때가 있었고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았다. 이제는 우리가 도움을 줄 때”라며 “이로써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 옹호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는 국제 대열의 한 축이 됐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국내 이송 대상이 결정된 이들에게 단계별로 체류자격을 부여할 계획이다.
박 장관은 “우선 입국할 때 원칙적으로 비자가 있어야 입국이 허가되지만, 이분들에게는 공항에서 바로 단기방문(C-3) 도착 비자를 발급해 입국시킬 계획”이라며 “입국 후 곧이어 장기 체류가 허용되는 체류자격(F-1)으로 신분을 변경해 안정적인 체류 지위를 허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시생활 단계가 지나면 취업이 자유로운 체류자격(F-2)을 부여해서 자립해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며 “다만, 이 체류자격을 주기 위해서는 법령 개정이 필요하며, 현재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이날 한국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외국인에게 장기체류 자격을 부여하는 내용의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특별한 공로가 있거나 공익의 증진에 이바지한 외국인이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거주(F-2) 장기체류 자격을 부여하고 제한 없이 취업 활동을 하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법무부는 방역 등 안전조치에 대한 방침도 밝혔다.
박 장관은 “입국 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실시하고 입국 이후에도 격리기간 중 두 차례 검사를 더 실시할 예정”이라며 “임시로 생활하는 진천 시설에는 의료진과 외국인 업무에 전문성이 있는 법무부 직원 40명도 파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원검증도 미리 관계기관을 통해 철저하게 실시했고, 이후로도 거듭해 나갈 계획”이라며 “국민 여러분의 우려가 없도록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입국하는 아프간인들은 충북 진천에 위치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머무를 예정이다.
박 장관은 “아프간 친구들을 따뜻하게 맞이해주기로 한 충북 도민과 진천, 음성 군민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며 “임시생활시설에서는 한국어, 한국문화도 익혀서 적응을 위한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체계적인 사회통합 교육을 통해 빠른 시간 내에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도움을 주겠다”며 “자립해서 스스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를 도와준 이들을 저버리지 않는 포용적이고 의리감 넘치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깊은 이해와 지원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혜진 다른기사보기